건축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의 대안 예시 모델 1

프리아키 2022. 9. 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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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선진국 사회 각층의 주거 환경의 개선을 위한 노력은 현재 유럽을 필두로 한 도시 주거, 집합 주거 선진국의 위상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집합 주거는 자칫 잘못하면 효율을 추구하는 사회적 요구에 의해 거주자들의 개인적 생활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위험성에 노출되기 쉽다. 주거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이러한 걱정을 타개하고자 개인 생활과 공동생활의 공유, 분리 및 주거자의 개성에 맞는 주거환경 조성 방안 등에 대해 다각적인 실험을 시행함으로써 다양한 주거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를 참고하면서 우리의 주거에 맞는 집합 주거 양식을 새롭게 구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피트 블롬(Piet Blom)의 로테르담 구 항만 집합주택 :: 기존도시 인프라에서의 집합주택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오래된 항구 재개발 계획 일부로 추진된 이 집합주택은 대로를 가로지르는 고가 육교 위에 주거 단지를 형성하면서 도시에 복합적 의미의 주거 기능을 제공한다. 무리를 이루고 있는 메스의 중앙은 중정으로 비워두어 단지 내에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계획되었다. 사선의 입방체 모듈이 무리를 지어 마치 숲을 연상시키는 형태를 하고 있는데 비뚤어진 큐브 형태는 무리를 지은 건물군에서도 개별 모듈이 각 주거 세대의 개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디자인을 보인다.


이 집합주택은 기존의 도시 인프라를 유지하고 이를 수용하면서도 집합주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축보다는 재생의 개념이 화두인 기성 도시공간 위주의 우리나라에 이러한 주거 형태는 주목할 만 하다. 집합 주거 내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계획은 도심 안에 일종의 마을을 형성하는 개념이다. 기존의 도로 위에 공중 데크로 조성된 이곳에는 작은 규모의 비즈니스, 샵, 학교, 문화센터, 어린이 놀이시설 등이 배치되어 있다.


주거 내부 공간은 하나의 입방체가 한 가구를 형성하고 있는데 전체 3개 층으로 모서리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으며 모두 맞춤 가구로 짜여 있다. 맨 위층은 천창을 두어 하늘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각 주거는 중정에서 개별 진입부를 가지며 1층은 상가 등 다양한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렘 쿨하스(Rem Koolhaas)의 IJ-Plein 집합주택 :: 활성화된 커뮤니티 공간의 판상형 집합주택

이 집합주택은 암스테르담의 동부 항만 재개발 계획의 일부로 조성되었다. 렘 쿨하스는 마스터플랜을 계획하면서 그 중 2동의 집합주택을 계획하였다. 일렬로 정돈된 장방형의 매스 2개가 나란히 서 있고, 그 사이에 가로를 형성하고 있다. 이 주택은 두 가지 구조를 가진다. 하나는 5층 규모의 건물로서 1층부를 필로티로 건물을 띄워 공용공간과 상가들이 들어서 있으며, 다른 하나는 4층 규모로서 반지하로 구성되어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로 세워진 이 건물에서 계단실 부분만이 알루미늄들로 구성되어있다.

 

양쪽에 들어선 두 개의 메스는 서민 주택 규모로 계획되었으며, 필로티로 띄어진 1층 부분에 부분적으로 상가들이 들어서 있다. 매스 사이의 가로는 건물 진입을 위한 공공공간으로 계획되었다. 가로에는 각호마다 개별적으로 진입하는 계단실이 정렬되어 있는데 일렬로 정돈되어 있어 독특한 풍경을 제공하며 입구의 정문은 빨간색으로 마감하여 시선을 강하게 끈다.

 

단면 도상에서 필로티로 띄워진 레벨 즉 주거 공간으로서 1층 레벨로 진입하는 계단실만 한층이 꺾이고 2층부터 5층까지는 직선의 계단을 사용함으로써 동선이 분산되도록 계획하였다. 필로티로 비워진 공간은 건물 진입을 위한 동선을 제공함과 동시에 부분적으로 상가로 쓰이는 원형이나 타원, 사각형의 매스들이 삽입되어 공간적 재미를 주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생활 가로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피터 아이젠만(Peter Eisenmann)의 베를린 집합주택 :: 도시의 역사를 표현

피터 아이젠만은 여기에서 ‘인위적인 발굴’, ‘겹침’, ‘대치’와 같은 디자인 프로세스를 강조한다. 지면은 고고학 유적으로 비유되고 있다. 17세기 세계지도의 규범이었던 메르카토르 그리드를 도구로 사용하여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유적을 집합주택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드는 건축 밑 가장 낮은 부분의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도시의 흔적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존재했었지만 없어진 벽, 그 이후 건물의 기초 벽, 기존 건물의 수직 벽 등에 20세기의 그리드를 투영하는 의미를 담아 역사의 다양한 시점을 벽의 연쇄 관계로 형성하면서 복합적인 기억의 겹침을 이룬다. 이는 기존에 존재했던 도시의 역사를 표현하기 위해 건축적으로 접근함으로써 과거 도시의 삶과 형태를 존중하고자 고안한 디자인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 컨셉에 따르면 당시 베를린 주변을 둘러싸고 있고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베를린 장벽’으로 인해 이 도시는 이미 박물관화되었다. 베를린은 마치 독일에서 절단된 고립 지역이자, 자국에서조차 멀리 떨어진 수도였다. 베를린은 화석화되어 있는 동시에 낯선 문화가 공존하는 또 다른 단편이었다. 베를린 장벽이 교차하는 부지이며 도시의 변모가 가장 현저하게 집약된 곳인 이 장소에 도시의 역사적 상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디자인 요소였다.


이 계획에서 대지에 건축을 전개하기 위한 기법으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했는데 첫 번째는 부지의 특수한 역사를 분명히 하는 것, 두 번째는 오늘날 베를린이 넓은 의미로 전 세계에 속하며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특징 없는 장소가 되고 말았다는 현실을 확실히 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이중성을 구체화하며 건축의 디자인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성으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장소의 기억을 간직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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