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톺아보기 :: 2. 신들 1편
지난 시간에 종교로서의 의미는 퇴색했지만, 신화라는 이야기로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기본 배경지식은 세계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고대 그리스인의 상식과도 같았던 이 세계관 위에서 현대 인간의 다변성을 뛰어넘을 정도로 다각적인 감정을 지닌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소소하게, 때로는 장엄하게 펼쳐지게 되는데요. 이번 시간부터 세계관이라는 무대 위에서 매혹적인 이야기를 펼치는 배우라고 볼 수 있는 그리스의 신들과 로마의 고유 신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의 수가 워낙 많아 오늘은 신화의 주역 위주로 알아보고 다른 신은 다음 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스의 신들
제우스는 번개와 하늘의 신이며 신들과 인간의 왕이자 아버지입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벼락 아스트라페가 그의 무기이며 아이기스라는 방패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벼락은 퀴클롭스들이 만들어주었고, 방패 아이기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것입니다. 제우스를 상징하는 새는 독수리로 그의 번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상징하는 나무는 참나무입니다.
포세이돈은 바다의 신이자 왕이며 제우스의 작은 형입니다. 퀴클롭스들이 만들어준 삼지창 트리아이나가 그의 무기이며 청동 발굽과 황금 갈기를 가진 애마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는 바다뿐만 아니라 하천, 연못과 같은 작은 물도 다스렸으며,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가 분노하면 폭풍우와 지진이 일어난다고 믿었습니다.
하데스는 명계라 일컬어지는 저승을 다스리는 신이자 지하세계의 왕으로 제우스의 큰 형입니다. 퀴클롭스가 만들어준 모습을 감추는 능력을 지닌 투구 퀴네에를 가지고 있습니다. 삼지창과 비슷한 바이던트라는 끝이 두 갈래로 나누어진 창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헤라는 가정의 신이자, 혼인 서약을 수호하는 여신입니다. 제우스의 누나임과 동시에 아내로 신들의 여왕이기도 합니다.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를 시녀이자 사자로 부립니다. 헤라를 상징하는 새는 공작이며, 암소와 암사자도 헤라를 상징합니다. 상징하는 식물은 황금 사과나무, 석류나무, 양귀비입니다.
헤파이스토스는 불꽃과 화산, 대장장이의 신입니다.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한 이야기에 의하면, 제우스와 헤라의 부부싸움에서 헤파이스토스가 어머니인 헤라의 편을 들었는데, 화가 난 제우스가 그를 발로 차서 하늘에서 떨어뜨렸고, 이 때의 여파로 절름발이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그가 떨어진 곳으로 알려진 렘노스섬이 그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아레스는 전쟁의 신입니다. 그 역시 헤파이스토스와 마찬가지로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이며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를 트라키아 지방의 수호신으로 믿기도 했습니다.
아폴론은 태양의 신임과 동시에 궁술, 음악, 예언, 의술의 신으로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쌍둥이 남매 사이이며 델포이에서 신탁을 내리는 신으로 유명합니다. 아폴론을 상징하는 동물은 돌고래, 백조, 뱀, 사슴, 까마귀이며 그를 상징하는 식물은 월계수, 올리브나무, 종려나무입니다.
아르테미스는 달빛의 여신이자 사냥, 수렵, 궁술, 순결의 여신입니다. 아폴론의 쌍둥이 여동생이며 소녀들과 처녀들의 수호신이기도 합니다.
아프로디테는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제우스와 디오네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다른 이야기에 따르면 바다에 빠진 우라노스의 성기가 뿜은 거품에서 태어났다고도 전합니다. 미의 여신답게 너무도 아름다운 외모로 모든 신들이 그녀를 아내로 삼기를 원했으나,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가 번개를 만든 것에 대한 답례로 그녀를 그에게 주었습니다. 여신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 남신 중에서 가장 못생긴 신의 아내가 된 것입니다. 그녀는 사랑을 일으키는 힘을 지닌 케스토스라고 하는 자수를 놓은 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총애한 새는 백조와 비둘기이고, 상징하는 동물은 가리비입니다.
에로스는 사랑의 신이며 아프로디테의 아들입니다. 영어로는 큐피드로 불리며 활과 화살을 든 어린아이의 모습이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에로스에는 사랑에 빠지게 하는 황금 화살과 사랑을 거부하게 만드는 납 화살을 가지고 있어 신과 인간의 가슴에 이 화살을 쏘아 넣었습니다.
안테로스는 사랑의 복수를 상징하는 신으로 에로스의 동생입니다. 에로스가 어린아이 상태에 머물러 자라지 않는 것이 걱정이었던 아프로디테가 정의의 여신 테미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테미스가 말하기를 에로스가 독자이기 때문이라며 동생이 생기면 걱정이 없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 후 얼마 안 가 안테로스가 태어나자 에로스는 날로 체구가 커지고 힘도 강해졌다고 합니다.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으로 팔라스라고 불리며 정의와 평화, 전쟁, 전략, 기술 등 다양한 영역을 관장하는 여신이기도 합니다. 보통 어머니가 없는 서술이 많아 제우스의 머리에서 완전히 무장한 모습으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보편적입니다. 그녀가 총애한 새는 올빼미이며, 그녀에게 바쳐진 식물은 올리브입니다.
헤르메스는 도둑과 나그네, 상인의 수호신으로 숙련과 기민을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관장했으며 제우스와 마이아 사이에 태어난 아들입니다. 페타소스라는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프테노페딜리스라는 날개 달린 구두를 신은 모습으로 익숙하며 제우스의 사자로서 활동했습니다. 또 두 마리의 뱀이 몸을 감고 있는 케리케이온(카두케우스)이라는 지팡이를 들고 다녔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악기인 리라의 발명자이기도 합니다. 그를 상징하는 동물은 수탉, 거북이, 토끼, 양 등 다양하며 그를 상징하는 식물은 크로커스와 딸기나무입니다.
데메테르는 농업과 곡물, 계절의 여신으로 크로노스와 레아의 딸입니다. 그녀에게는 페르세포네라는 딸이 있는데, 후에 하데스의 아내가 되어 저승의 여왕이 되었습니다. 그녀를 상징하는 동물은 돼지, 뱀 암소 등이며 상징하는 식물은 밀, 보리, 양귀비, 박하 등입니다.
헤스티아는 화로의 여신이자 가정의 수호신이며 제우스의 큰 누나입니다. 분쟁을 멀리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자애로운 여신입니다. 화로 곁에서 불을 지키는 이미지로 가정을 지키는 주부의 수호자로 인식되어 여성들의 공경을 받았습니다. 꽃무늬가 그려진 베일을 입었습니다.
디오니소스는 술(포도주)과 황홀경의 신으로 제우스와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그는 술에 취하게 하는 힘을 상징할 뿐 아니라 광기, 축제, 황홀경, 풍요, 다산 등 술의 사회적인 영향력도 상징하고 있어 문명의 촉진자, 입법자, 평화의 애호자이기도 합니다. 그를 상징하는 동물은 표범, 숫염소, 뱀, 사자, 호랑이, 노새, 황소 등 다양하며 상징하는 식물은 포도나무, 무화과, 사과나무, 아이비, 소나무 등입니다.
오늘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역으로 꼽히는 올림포스 주신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올림포스 12신으로 잘 알려져있는 올림포스의 주신들은 기록에 따라 12명의 구성이 다릅니다.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헤파이스토스, 아레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 아테나, 데메테르, 헤르메스, 헤스티아가 근본적인 12신으로 꼽히며, 기록에 따라 헤스티아가 디오니소스에게 물려줬다는 이야기나 하데스, 페르세포네가 12신에 대신 속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주신 이외의 신들과 로마의 신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