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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신화 톺아보기 :: 13. 헤라클레스의 탄생과 성장

by 프리아키 202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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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 - 출처 : IGN

8,90년대에 태어난 세대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나 올림포스 가디언으로도 익숙한 헤라클레스라는 인물은 힘, 완력에 관해서는 수많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들 중에서도 가장 상징성이 강력한 영웅일 것입니다. 오늘은 이 글 직전에 작성한 기간토마키아 편에서 대활약한 헤라클레스라는 인물의 탄생과 성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펠레우스와 테티스 뒤에 서 있는 운명의 세 여신(모이라이) 클로토, 라케시스, 아트로포스 - 2세기 후반 그리스 모자이크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미케네의 왕 엘렉트리온의 딸인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단순히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우스에게는 강력한 영웅이 필요했습니다. 무엇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신탁을 내리는 운명의 세 여신이 "기간테스의 침공을 막기 위해 위대한 인간 영웅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탁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이에 제우스는 영웅을 낳을 인간 여성으로 알크메네를 점찍게 된 것입니다.

 

알크메네와 제우스

 

알크메네는 미케네의 왕족 암피트리온의 아내로 남편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아름답고 지혜로우면서도 정숙한 여인이었습니다. 제우스는 암피트리온이 전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알크메네와 동침하기 위해 암피트리온의 모습으로 변신해 침실에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그녀의 의심을 풀기 위해 전쟁터에서 싸우고 돌아온 듯 선물과 전리품을 주고 전쟁터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동시에 훌륭한 영웅을 잉태시키기 위해 이미 뜬 달을 가라앉히고 다시 뜨게 하는 방식으로 하룻밤의 길이를 세 배로 늘이며 그렇게 길어진 밤 내내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따라 헤라클레스를 세 번 떠오른 달의 아들이라는 의미를 지닌 트리셀레모스라 부르기도 합니다.

 

알크메네의 남편인 암피트리온

 

다음날 돌아온 암피트리온은 이런 일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르고 아내와 잠자리를 가졌습니다. 알크메네가 얼마 뒤 쌍둥이를 임신하게 되는데 이들이 바로 헤라클레스와 그의 쌍둥이 동생 이피클레스입니다. 이 소식을 듣자 제우스는 크게 기뻐하며 얼마 뒤에 태어날 페르세우스의 후손이 미케네의 통치가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알크메네가 페르세우스의 후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비슷한 시기에 페르세우스의 아들인 미케네의 왕 스테넬로스의 아내 니키페도 아들 에우리스테우스를 임신하고 있었습니다.

 

헤라클레스를 낳는 알크메네

 

제우스의 이야기가 헤라클레스를 염두에 둔 것을 알게 된 헤라는 자신의 딸이자 출산의 여신인 에일레이티이아에게 알크메네의 출산을 늦추고, 비슷한 시기 에우리스테우스를 임신 중이었던 펠롭스와 히포다메이아의 딸 니키페의 출산을 앞당길 것을 명합니다. 에일레이티이아는 헤라의 명령대로 알크메네의 집으로 가 헤라클레스의 출산을 늦추고 에우리스테우스는 일곱 달 만에 세상에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제우스가 예언한 미케네의 통치권은 에우리스테우스에게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헤라의 뱀을 죽이는 헤라클레스와 이를 목격한 암피트리온

 

헤라는 인간에게서 태어난 남편의 자식에게 늘 적의를 품고 있었습니다. 헤라클레스가 태어난지 여덟 달에서 열 달 정도 지났을 무렵 그를 미워한 헤라는 두 마리의 독사를 보내 그가 아직 요람에 있는 동안에 목을 졸라 죽이려고 했습니다. 헤라클레스와 같은 날 태어나 그의 옆에 있던 아기 이피클레스는 뱀이 무서워서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하지만 헤라클레스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손으로 뱀을 목졸라 죽였습니다. 암피트리온과 알크메네는 이런 일이 있었음을 알고 이피클레스만이 자신의 피를 이은 아들이고 헤라클레스가 제우스의 아들임을 눈치 챕니다.

 

은하수의 탄생

 

한 이야기에 따르면 제우스는 아들 헤라클레스에게 신들과 같은 불사의 몸을 주기 위해 헤라의 젖을 먹이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헤라는 자신의 젖을 먹이되 불로불사의 힘은 주지 않으려 했지만 헤라클레스가 젖을 빠는 힘이 너무 강한 탓에 그럴 틈도 없이 젖을 먹이고 말았다고 합니다. 다른 이야기에는 제우스가 헤라의 젖을 몰래 먹이려다 헤라클레스가 젖을 너무 강하게 빨아 헤라가 잠에서 깼고, 깜짝 놀란 헤라가 아이를 떼어내자 가슴에서 하얀 젖이 하늘로 뿜어져 나와 은하수가 되었다고도 전합니다. 어찌저찌 되었던 간에, 헤라클레스는 헤라의 젖을 먹은 뒤 부모에게 돌아갔고, 제우스는 화가 난 헤라를 달래기 위해 아기에게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의 헤라클레스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아킬레스를 가르치는 케이론 / 헤라클레스를 가르치는 에우리토스

헤라클레스의 출생과 비범함에 대해 알게 된 암피트리온과 알크메네는 그를 교육시키기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켄타우로스 대현자인 케이론이 헤라클레스를 가르칠 정도였습니다. 양부인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에게 말 타는 법과 전차 타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궁술의 명인인 오이칼리아의 왕 에우리토스는 활 쏘는 법, 제우스의 아들인 카스토르는 중무장을 하고 무기 다루는 법을, 도둑질의 명수 아우톨코스에게 레슬링을, 오르페우스의 형제인 리노스는 리라 연주를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영웅의 운명을 안고 태어난 헤라클레스도 음악에는 소질이 없었던 모양이어서 리노스에게 늘 꾸중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유독 심한 벌을 받았던 어느 날, 헤라클레스는 화를 참지 못하고 들고있던 리라로 리노스를 때려 죽이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헤라클레스는 법정까지 가게 되었으나, 크레타의 왕이자 현명한 입법자이며 심판관인 라다만티스의 판결문을 인용하면서 자신에 대한 변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기로에 선 헤라클레스

 

하지만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가 그런 실수를 반복할까봐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그를 키타이론 산으로 보내 목동 일을 하며 양을 치게 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이곳에서 18살이 되던 해에 아름다운 님프 둘과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헤라클레스에게 자신들의 이름 두 개 가운데 하나를 인생의 목적으로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이 님프 둘의 이름은 쾌락과 미덕이었습니다. 쾌락은 화려한 모습의 님프였고 미덕은 수수한 모습의 님프였습니다. 쾌락은 자신을 따르면 헤라클레스가 평생 향락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삶을 살 것이라 했고, 미덕은 자신을 따르면 숱한 고난을 겪지만 영광스러운 불멸의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헤라클레스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수수한 미덕을 택하고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키타이론 산의 플라타이아 평원

 

원래 12과업까지 한 번에 다룰까 했지만 헤라클레스의 일대기를 상세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몇 편으로 나누어 게시하려고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헤라클레스의 모험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가 왜 열 두 가지 과업을 맡게 되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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